정제소금

칵테일, 러브, 좀비

겸둥오리 2022. 10. 9. 21:55

아빠가 좀비라면, 죽인다 vs 안 죽인다💭

아빠가 너무 미웠는데, 막상 아빠가 좀비가 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족, 살 수 있을까요?🤔

지금 바로 yes24에서 칵테일, 러브, 좀비를 검색해 보세요!

-

“미안해, 아빠.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아빠 먹이자고 살인을 할 수는 없잖아.
배고파도 참아 봐. 뭔가 방법이 나오겠지.”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셨던
주연의 아빠는 좀비가 된 채로 집에 돌아왔다.
TV 뉴스에 나왔던 좀비 바이러스 1차 감염자들은
모두 사살되었다. 엄마와 주연은 정부가
조치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만이라도 아빠를
데리고 있기로 하지만, 이미 인간의 이성을 잃은
아빠는 엄마를 제 먹이로 삼으려 든다.
주연은 고집불통이고 가부장적이었던 아빠를
완전히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한
지난날을 돌아 보며 아빠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조예은 작가의 칵테일, 러브, 좀비💥

미묘하지만 분명한 폭력을 감내해 왔던
여성 빌런의 탄생을 그린 초대를 시작으로,
물귀신과 숲귀신 사이의 사랑스러운 이끌림을
담은습지의 사랑, 블랙 유머를 통해 가부장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오컬트 좀비물 칵테일, 러브, 좀비,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등 네 작품을 수록하였다.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는 존재들과의 관계를 볼 수 있는
이야기들. 가스라이팅, 환경 파괴, 가부장제 내의
심각한 폭력, 가족 간의 애증을 가장 잘 표현해 내
대한민국 젊은 소설의 한 획을 그었다.

제목이 왜 칵테일, 러브, 좀비인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

*해당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비용을 받고 제작한 입니다.

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책리뷰 북 책소개 독서 SF SF소설 좀비 좀비물 웹툰 판타지소설 빌런 베스트셀러 한국SF소설 한국소설 젊은작가 젊은작가소설 타임리프 성장 인간관계 젊은작가소설 장르소설 습지의사랑 오버랩나이프나이프 초대 조예은 안전가옥

진짜같은 소설, 가짜같은 현실
『칵테일, 러브, 좀비』 🧟
————————————

📚
현실보다 더 진짜같은 픽션에 등골이 오싹해 본 적 있는가? 나는 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그런 기분을 느끼곤 하는데 이번엔 소설이 그랬다. 이 소설을 읽으면 내가 사는 세상이 바로 그 ‘호러’ 그 자체인 것을 자각하게 돼 소름이 돋는다. 현재 발붙이고 있는 이 시간, 대한민국이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픽션 속 장르로만 읽히지 않는다. 그런데 그 소름돋는 불편함이 싫지만은 않다. 촘촘히 박혀있는 기발한 상상력과 의 잔상들이 책장을 단숨에 넘기게 한다. 재미있다. 심지어 얇다. 출퇴근 시간 정도 투자하면 하루 한 권을 끝낼 수 있다. 물론, 내실이 탄탄하니까 얇은 것 마저 더 특별하게 느껴졌겠지.
-
책의 제목으로 채택된 「칵테일, 러브, 좀비」 보다는 「습지의 사랑」이 내 취향에는 더 가까웠다. 물과 숲의 사랑 이야기에 검고 끈적거리는 스릴러가 스며있다. 그렇다고 마냥 음침하거나 어둡지 만은 않다. 물과 숲의 감정선이 별처럼 반짝거리고, 그 대상이 말그대로 자연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가느다란 손을 흔드는 작은 몸짓이나 “널 만나러 왔어.”와 같은 짤막한 대사 하나로도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든다. 물귀신인 ‘여울’이 잔인하게 인간을 해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실상 가장 잔혹한 빌런은 “산을 밀어버리고 그 위에 골프장과 펜션을 짓겠다.” 라며 참 쉽게도 이야기하는 인간들이다.
-
작가 조예은이 그리는 소설 속에서는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공포라는 장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일지 모르겠다. 가족이란 ‘애정’을 넘어 ‘증오’의 감정마저 공유하는 세상의 유일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도 간단하게 선을 넘어 도망칠 수 없는 지옥을 만든다. 그 비극의 맛은 피붙이 이기에 더 참혹하며 쓰라리다. 가족이란 끈끈하면서도 미묘하게 어색하고, 사랑하지만 때로는 너무 꼴 보기 싫은 그런 존재다. 그 끈질긴 관계성 속에 오는 비극과 참상은 작가의 노련한 손끝에서 창조돼 묵직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를 보며 얼마전 일어난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을 떠올렸다.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벌어질 일은 기어코 벌어지고 마는 것.” 일까. 정말 세상에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 일들중 대부분은 왜 ‘비극’의 형상으로 찾아드는 것일까? 변화를 위한 희생으로 치부하기엔 그 값은 지나치게 무겁고 참혹했다. 어쩌면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에 등장하는 가족의 죽음은, 그들 끼리만 희생하고 책임졌던 일이기에 막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팬데믹으로 우리의 시선은 너무 개인에게만 매몰되어 있다. 우리의 일을 ‘남의 일’이라 여기며 관망하거나 외면해왔을지도 모른다. 작가 조예은이 그리는 소설 속 ‘호러’는 ‘가짜같은 현실’이였다. 픽션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진짜같은, 아프고 무서운 이야기.
————————————
📌
P. 63
“여울”
사실, 숲이 어떤 이름을 가져다 붙였어도 물은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숲의 이름처럼 이응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게 마음에 들었다. 한 쌍 같았다. 물은 수줍게 좋다고 말했다.

📌
P. 78
누군가는 멍청하다고, 민폐라고 손가락질할 테지만 얼마 전까지 멀쩡히 살아 있던 가족을 사지로 내몰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게 아무리 원망스러운 가족이더라도.

📌
P. 124
“가위바위보도 삼세판인 것처럼, 기회는 딱 세 번이야.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 후회했던 선택을 바꿀 수도 있어. 하지만 결과는 어찌 될지 몰라.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지만 바뀌지 않을 수도 있지. 네가 선택해. 시간을 되돌려 줄까?”
————————————
조예은 단편소설집 스릴러 호러 습지의사랑 오버랩나이프나이프 서평 책리뷰 북 독서 안전가옥

엄마가 죽는 걸 무한으로 보는 남자?💭

어쩌다 보니 타임루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 살 수 있을까요?🤔

지금 바로 yes24에서 칵테일, 러브, 좀비를 검색해 보세요!

-

“아버지는 굳이 사과가 아니어도 언젠가 무슨 핑계로든 어머니를 찔렀을 것이다. 나 역시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언젠가 아버지를 죽였을 것이다. 동기나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언젠가는 벌어지고야 말 일이었던 것이다.“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러 온 아버지가
어머니를 칼로 찌르자, 목격자인
자식은 이내 그 칼로 아버지를 찌른다.
하지만, 곧 ‘과거로 돌려주겠다’는 목소리에
자식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애할 때로
돌아가려고 한다.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조예은 작가의 칵테일, 러브, 좀비💥

미묘하지만 분명한 폭력을 감내해 왔던
여성 빌런의 탄생을 그린 초대를 시작으로,
물귀신과 숲귀신 사이의 사랑스러운 이끌림을
담은습지의 사랑, 블랙 유머를 통해 가부장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오컬트 좀비물 칵테일, 러브, 좀비,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등 네 작품을 수록하였다.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는 존재들과의 관계를 볼 수 있는
이야기들. 가스라이팅, 환경 파괴, 가부장제 내의
심각한 폭력, 가족 간의 애증을 가장 잘 표현해 내
대한민국 젊은 소설의 한 획을 그었다.

제목이 왜 칵테일, 러브, 좀비인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

*해당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비용을 받고 제작한 입니다.

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책리뷰 북 책소개 독서 SF SF소설 좀비 좀비물 웹툰 판타지소설 빌런 베스트셀러 한국SF소설 한국소설 젊은작가 젊은작가소설 타임리프 성장 인간관계 젊은작가소설 장르소설 습지의사랑 오버랩나이프나이프 초대 조예은 안전가옥

📚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단편집

조예은
초대 습지의사랑 오버랩나이프나이프
단편집 안전가옥 잼없음
북 책 스포없음
book 책추천 감상평 ptsd


지은이: 조예은
펴낸곳: 안전가옥

📝서로 다른 4개의 이야기가 묶인 단편집.
소재자체가 살인을 다루다 보니, 전체적으로 공포 호러장르. 오늘은 짧은 감상평ㅋ

[1.초대]
목에 가시가 박힌듯한 이물감을 안고 사는 여자. 잼없음

[2.습지의사랑]
물-언제 죽었는지 모르는 물귀신
숲-무언가를 찾으며 숲속을 거니는 소녀
파괴되는 자연과 그 둘의 우정이야기..
잼없음

[3.칵테일, 러브, 좀비]
숙취에 시달리던 아빠가 좀비로 변했다! 남은 엄마와 딸의 동거기, 그들은 어떻게 될까?뱀과 제사같은 샤머니즘 요소가 섞인 이야기.
잼: 중상


[4.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이것은 흔한 이야기다. 가정폭력, 스토커…에 관한

동시에 그 흔함이 특별해지는
타임 마법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1)아버지가 어머니를 과도로 찔러 죽인날, 아들은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 또한…죽인다.

2)스토커에 남자친구가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게된 여자

삶의 끝자락의 그 순간
아들과 여자에게
“낄낄낄” 악마의 제안이 시작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세번의 기회를 얻게된 그들은
과연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것인가?…

잼: 상상!! 이런 반전 넘 좋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추천합니다!
재밌는 단편집 아시면 소개해 주세요.


📖
칵테일, 러브, 좀비_조예은

이렇게 그로테스크한 책일 줄은 몰랐다.

초대, 습지의 사랑,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총 4개의 단편을 모은 책이다.

괴기한 서사 속에 담고자하는 메시지가 무엇일지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_
소설은
반짝이는 문장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겠지만
전체 스토리에서 주는 힘이 그 소설에 대한 인상을 결정한다.
그렇다고 요약하듯 스토리를 적어두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관계를 간단히 메모해두거나
단편의 경우에는 소제목을 적어둔다.
이것만으로도 아예 적어두지 않은 것보다는 복기하는데 훨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_
가장 인상적인 단편은 마지막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였다.
필사를 하며 이 부분의 문장을 다시금 읽었더니
주인공의 마음을 비로소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 읽고 덮었기에, 그리고 다시 읽었기에 알 수 있는 마음이었다.
마음 아파하며 썼다.

.
.
.
수수한책
조예은
서평 독서노트 책리뷰 독서다꾸 독서기록 책 북 book 필사 필사노트
만년필 fountainpen 손글씨 handwriting

조예은
.
.
주연은 자신에게 가족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아빠를 사랑했나?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고집불통이고 자기 이야기만 맞다고 주장하는
그가 꼴 보기 싫었던 적도 많았다. 사실 싫은 기억이 더 많았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아빠와 함께 사는 엄마를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가끔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빠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신에게 풀 때면 아빠와 마찬가지로 싫었다.
.
.
그러면서도 앞에서는 적당히 웃었고,
그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대학을 다녔다.
가끔은 사랑한다고도 말했다.
주연은 그들이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래서 때때로 자신조차 싫어졌다.
결국 그 모든 증오의 밑바닥에 깔린 건 애정이었다.
.
.

조예은 안전가옥

스스로를 잘 지키며 살아간다고 생각하면서도 뉴스를 보면 근처에 도사리고 있을 위험들에 움츠러든다.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이후로 건물 밖의 화장실을 갈 때는 무조건 친구와 함께 가는 습관이 생겼다. 이번 신당역 사건 이후로는 지하철 화장실에 아무도 없을 때는 무서워서 가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우연히 버스를 혼자 타고 있었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가 갑자기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아무말 없이 갑자기 한참을 정차해서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이 소설을 읽을 때도 그런 종류의 공포감이 밀려와서인지 읽어나가는데 쉽지 않았다.

네 편의 소설들은 여성이 두려움을 느낄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다. 가스라이팅을 일삼는 애인, 가부장적인 아버지, 가정폭력 등을 겪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은 두려움과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인물들의 마음과 감정은 문장 속에 서늘하게 녹아있어 그들의 상황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초대에서는 누구에도 말하지 못하고 이물감에 시달리며 힘들어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습지의 사랑에서는 주변의 상황에 저항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자 하는 물의 마음을, 칵테일, 러브, 좀비에서는 아버지에 대해 갈등하는 마음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에서는 얽히고 설킨 관계에서 고통을 겪는 마음을 그려냈다. 그들의 감정이 너무나 선명하게 그려져서 그 마음과 감정에 함께 휩쓸리고 매몰되었다.

네 단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홀로' 서있거나 가끔은 무너졌다. 위험이 도사리는 상황에서 늘 혼자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했으며, 홀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노력했다. 그런 모습이 씁쓸하고 안타까워 그들 옆에서 혼자 울고 있지 않도록 함께 있어주고 함께 분노해주고 싶었다. 위험적인 요소를 당장 없애지 못하더라도 홀로 견디고 있을 감정들을 다 토해낼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그들이, 우리가 혼자이지 않기를, 안전한 세상 속에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 문장들,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장면들이 어우러져 하나하나 잊지 못할 이야기들로 남았다. 각각의 단편들이 모아져 하나의 메세지를 전하는 큰 줄기의 강을 보는 것 같은 단편집이었다. 다음번에는 어떤 인물과 어떤 이야기를 만날지, 조예은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만인이 재밌다고 하는건 다 이유가 있는듯.

꿈속을 읽는 느낌 처럼 몽롱하다.

📍P. 124 "가위바위보도 삼세판인 것처럼, 기회는 딱 세번이야.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 후회했던 선택을 바꿀 수도 있어. 하지만 결과는 어찌 될지 몰라.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지만 바뀌지 않을 수도 있지. 네가 선택해. 시간을 되돌려 줄까?"

📍P. 138 나는 언제까지고 이 행복한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그러하듯이, 사람의 인생이란 것이 그러하듯이, 이미 시작된 비극이 그러하듯이 그런 날들은 계속되지 않는다. 그런 날들은 짧기에 달콤한 것이다. 비극은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마련이고, 내가 해맑게 웃던 그 시점에 다시 우리에게로 방향을 틀었다.

나는 오히려 표제작인 칵테일🍸, 러브❤️, 좀비🧟‍♂️ 보다는 타임 패러독스 장르물 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가 묵직하고 인상적 이었는데 조예은 작가님이 쓰신 첫 번째 단편이자 의미와 애정이 깊은 단편 이셨다고 해서 반가웠다. ☺️

조예은 내돈내산

조예은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를 다 읽고 나서 기립 박수를 쳤다. 이런 스토리가 자기 몸 안에서 막 꾸려지던 그 순간, 나라면 급작스런 전율로 죽어 버렸을 테지만 작가는 호들갑 떨지 않고 문자로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그 침착성이 더 소름 돋는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작은 요동에도 심하게 떨려야 할 만큼 여린 멘탈을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일단 요동친 다음에는 그것을 손실 없이 표현해낼 수 있는 강한 멘탈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배운다.

17년동안 목에 생선가시가 걸린채로 사는 사람,
물이 없는 곳에 나갈 수 없는 물귀신,
아버지가 좀비가 되어버린 가족,
과도로 어머니의 목을 찔러 살해하고 집에 온 딸에게 과일을 깎아달라는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 목에 칼을 찌르는 딸… 아니 아들

섬뜩하고 기묘하지만 흥미진진해서 모처럼 단숨에 읽었다

OHPYEONG - Books

▪ 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라는 단편집에 첫눈에 반해 버렸던 조예은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지난 오평 여름 납량특집에서 블라인드북으로도 소개를 했던 책이에요. 조예은 작가님의 소설은 괴기스러우면서도 따뜻하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해요. 호러&스릴러 장르 소설을 마냥 무섭다고 멀리했던 분들께 무조건 추천하는 작가입니다.

『트로피컬 나이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릴리의 손이라는 편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해요. 교통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주인공에게는 연주라는 이름을 제외한 모든 기억이 사라졌어요.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사고가 났던 장소에 가 보게 되는데, 도로 옆 풀숲에서 잘린 손목을 발견하게 됩니다. 붙잡아야 할 것을 놓친 채 헤매는 모습을 가진 손이 마치 자기와 닮아 있단 생각을 하곤 손과 함께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손은 연주가 악몽을 꾸거나, 우울감이 들거나, 세상에 혼자라고 느낄 때도 지칠 때도 늘 곁에서 위로가 되어 줍니다. 손을 통해 누군가와 연결이 되어있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면서요. 과연 연주와 손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릴리의 손을 보면서 연주가 손에게서 받았던 위안을 저 역시도 좋아했음을, 좋아함을 다시한번 느꼈어요. 여느 스킨쉽보다 손을 잡는 행위 자체에서 안정감을 많이 느끼는 편이에요. 좋아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길을 걷다가 헤어짐이 아쉬워 너의 손을 잘라서 집에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요. 지금 생각하면 상대방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하하. 서로의 손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사랑이 아니면 뭘까 라는 생각을 한답니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떠올리게 해줄 이번 소설. 오평의 책방지기가 아주 많이 추천합니다.




▫️책 소개

『트로피컬 나이트』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다. 수록작 〈고기와 석류〉를 예로 들면, 이렇다. 남편이 죽고 아들도 떠나 혼자 남은 노인이 있다. 노인은 어린아이의 얼굴을 한 괴물을 우연히 만나고, 괴물을 집 안에 들이고야 만다. 노인은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될까? 아니다. 조예은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그의 소설은 힘든 삶을 힘들다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공포를 보여주지만 공포가 우리의 삶을 갉아먹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어쨌든 삶은 계속되니까. 소설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지니까.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조예은의 인물들은 끝까지 살아내고 버틴다. 삶이 계속되는 한 조예은의 이야기는 반드시 밝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신작 소설 『트로피컬 나이트』 또한 그렇다.





트로피컬나이트 조예은
오평 독립서점 독립책방 독립서적

총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재밌어서 휘리릭 잘 읽었다. 개인적으론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오히려 더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던 듯한데, 이야기의 외면은 재밌었지만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속내가 씁쓸했고, 그 씁쓸함이 이야기를 오래 잡고 있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었다. 출판사에서 적은 책 소개에 ‘홀대받는 감정’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아마 나는 그 홀대받는 감정들을 끄집어낸 이야기들에 생각보다 크게 공감했던 것 같다. 특히 아래 옮겨적은 「칵테일, 러브, 좀비」 속 모녀에,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속 모자에. 그들이 겪은 지난날들에 대한 후회와 서글픔 같은 감정들이 비현실적인 소재 속에서도 생생히 다가와서 인상적이었다.

🔖 p.89
그러면서도 앞에서는 적당히 웃었고, 그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대학을 다녔다. 가끔은 사랑한다고도 말했다. 주연은 그들이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래서 때때로 자신조차 싫어졌다. 결국 그 모든 증오의 밑바닥에 깔린 건 애정이었다.
모든 가족들이 이럴까? 증오 없이 사랑만 하는 가족 따위는 텔레비전에나 나오는 거 아닌가? 그런 건 다 가식이다. 적당한 가식이 세상을 유지시킨다는 걸 안다. ㅡ「칵테일, 러브, 좀비」

🔖 p.138-139
나는 언제까지고 이 행복한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그러하듯이, 사람의 인생이란 것이 그러하듯이, 이미 시작된 비극이 그러하듯이 그런 날들은 계속되지 않는다. 그런 날들은 짧기에 달콤한 것이다. 비극은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마련이고, 내가 해맑게 웃던 그 시점에 다시 우리에게로 방향을 틀었다. ㅡ「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친구가 책을 선물해줬다. 읽을 책이 밀렸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택배를 풀어보는 마음은 설렜다. 단편소설 네 편이 수록된 앙증맞은 문고본으로, 마침 궁금했던 작가의 책이었다.

네 편을 다 읽고 나서도 단편집을 읽었다기보다는 흥미로운 아이디어 몇 가지를 접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이야기를 깔끔하게 닫아버려서 여운이 남을 새가 없었다.
.
.
.
*스포일러 주의*
.
.
.
p. 92 엄마가 중얼거렸다. “한평생 뒤치다꺼리해 준 인간, 죽음까지도 떠먹여 줘야 하나 싶더라.”

‘일주일에 반은 취해서 들어’오던 아버지가 뱀술을 마시고 좀비가 되어버린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칵테일, 러브, 좀비’에서 나오는 다소 직설적이지만 그래도 웃긴 장면이 있었고.

p. 148 어머니를 괴롭히고, 늘 따라다니면서 그녀를 무섭게 했던 나쁜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미래에서 온 아들, 비극의 증거, 불행의 씨앗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이게, 어떻게… 시간을 되돌려 준다며 깔깔깔 웃던 목소리의 주인은 신이 아니라 악마였다.

오이디푸스 신화의 변형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읽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반전을 눈치챈 데다가 굉장히 친절하게 모든 내용을 설명해줘서 김이 샜다. 이 두 개를 그래도 나름대로 흥미롭게 읽었다. 아이디어에서 멈추지 말고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단편들이었다.

“수십 년 만에 머릿속에서 울리는 귀에 익은 목소리는 깔깔깔, 하고 웃는다.
‘결국 벌어질 일은 벌어지지. 깔깔깔.’
나는 눈을 감는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 오늘의 입고입니다.

- 이다혜, [퇴근길의 마음]
- 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화제의 국내신간을 입고합니다.

얼마 전 제주살롱에 다녀가셨던 이다혜 작가님의 신간이 출간되었네요.(저희는 출간 전에 작가님에게 책 제목을 미리 들었었지요~) 반가운 마음에 입고합니다.

요즘 SF뿐 아니라 스릴러, 추리 등 각종 장르 소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예은 작가님에 대한 인기는 심상치 않죠. 제주살롱도 입고해요~

인문공간 제주살롱 인문예술큐레이션서점 지금여기책과함께머무는시간 조예은 이다혜 퇴근길의마음 오늘의입고

17

📕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왜 다들 조예은 작가님 책을 찾는 지 알았어요ㅎㅎ 저도 작가님 다른 책 찾으러 총총,,,

북 책 독서기록 책 단편소설 단편소설집 조예은작가님 칵테일러브좀비 _조예은